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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공장 홍천중앙시장옥상에서 2022 기획전 B_202210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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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10-14 11:19 조회2,7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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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공장 2022 기획전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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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이기의 자연

  • 기간: 2022.10.15.–10.30.

  • 본전시, 홍천미술관 (강원 홍천군 홍천읍 희망로 55), 09:00-18:00 월요일 휴관

  • 아카이브 전, 분홍별관 (홍천중앙시장 옥상, 강원 홍천군 홍천로7길 22), 13:00-17:00 월요일 휴관
  • 참여작가: 강영민, 권군, 김도희, 김주리, 배미정, 신범순, 용해숙, 지현아, 현지예
  • 기획: 김남수

전시오프닝: 2022.9.15.(토)

홍천미술관: 15:00-18:00, 작가와의 대화

분홍별관, 15:00~, 18:00 윤상은 퍼포먼스

전시는 ‘먹이이기’[Being Prey] 모드를 받아들여서 휴머니즘의 축을 무너뜨리는 것이 일차 목표입니다. 1985년 2월 에코페미니스트 발 플럼우드가 악어와의 만남을 회고하며 “그 아름답고 반점이 있는 황금빛 눈이 똑바로 들여다 보았습니다” 라는 것은 인간이 본래 악어의 먹이였다는 선조적인 사실의 환기였습니다. 사변적 실재론, 포스트휴먼, 샤머니즘 등의 담론 흐름 저 아래 도도한 사실은 “우주에서의 인간의 지위 조정”이란 것입니다. 자연과 사물과 동물을 비인간이라고 말하는 것은 인간과 동격이란 말이지만(브뤼노 라투르), 인간이 그 조정된 지위로서 살지 않으면 말잔치에 그칩니다. 결국 인간의 ‘먹이이기’라는 숨겨진 지위를 계발하여 인간이 다른 생명체에게 ‘먹힐 가능성'을 개방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봅니다.

이 전시는 그런 식으로 ‘먹이로서의 인간’ 위상을 자각하고, 그럼으로써 눈에 보이는 자연 안에, 혹은 너머에 도사린 냉혹하고 비밀스런 자연, 그 자연의 ‘의지적 관점’[intentional stance]이 빚어내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드는 과정입니다. 마치 바그너의 <파르지팔> 1막 마지막에서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백치 기사가 듣는 말, “여기서는 ‘시간’이 ‘공간’으로 됩니다”라는 영역입니다. ‘먹이이기’의 시간이 재도래하여 홍천 팔봉산과 홍천강 일대의 장소를 염두에 두면서 ‘공간화’되는 것이 참여작가들의 감흥이며, 그 감흥으로부터 작업이 일어나는 지점입니다.

“인격-비인격, 생명-비생명을 막론하고 일체의 존재를 거룩한 우주의 공동 주체로 드높이는 ‘모심’밖에 없다”라는 동학의 명제 역시 ‘먹이이기’로서의 밥 신세를 스스로에게 부여하지 않으면 그 ‘모심’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자연법적 에티카의 기초로서 이 ‘먹이이기’의 존재 모드를 생각하는 것은 자연 상태라는 루소적 낭만주의를 버리고 무엇인가에 의해 먹히고 있다는 현실 혹은 망상을 모티브로 한 다자연주의 – “문화는 단일하지만 자연은 여럿이다”(까스뜨루) – 로 나아간다는 의미입니다.

모쪼록 이번 전시가 인간이 포스트휴먼 운운하면서도 다시 비인간을 포섭하는 전략이나 관념에 머무르는 인간종의 습관에서 벗어나 자연의 문지방으로 들어서는 첫걸음 떼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김남수

  • 큐레이터: 김민관
  • 프로젝트 매니저: 황미나
  • 전시 디자인 및 설치: 조경재
  • 그래픽 디자인: 정사록
  • 사진 기록: 홍철기
  • 도움: 김성경, 윤지은
  • 주최/주관: 홍천 지역문화 공간 ‘분홍공장’
  •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홍천군
  • 협력: 홍천 중앙시장 상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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