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 강원일보-[사설]실적 없는 `제로페이' 결제, 현장 제대로 살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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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4-15 17:05 조회11,92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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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http://www.kwnews.co.kr) 2019년 3월 12일 기사입니다.
[사설]실적 없는 `제로페이' 결제, 현장 제대로 살폈나
<b>도내 시범상가 7곳 두 달간 이용 실적 `0' 가맹점 확보 등 기대 못 미쳐 전시용 비판 소비자 시각에서 제도 보완 서둘러야</b> `제로페이(Zero-pay)'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만든 수수료 없는 결제 서비스다. 서울시가 처음 도입해 각 지자체에서 앞다퉈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QR코드(고유 정보가 담긴 격자 무늬 사각 코드) 결제가 일상화됐고,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빠르게 자리를 잡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원도 역시 올 들어 제로페이 서비스를 시행했다. 그러나 도내 시범상가 7곳에 도입된 제로페이의 이용 실적은 두 달 동안 말 그대로 `제로'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됐다. 도내 제로페이 시범상가 7곳 중 한 곳인 홍천중앙시장의 경우 95개 점포 중 56곳이 가맹점 신청을 했지만 소비자가 결제할 때 필요한 `가게 QR코드'를 둔 곳은 5곳에 불과한 것이 도내 제로페이의 현주소다. 비록 초반이지만 가맹점 확보와 이용 실적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사실상 전시용 정책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제로페이는 구매자가 물건을 구입하는 가게에 부착된 QR코드를 찍으면 구매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결제 방식이다. 신용카드 결제 시 생기는 수수료와 결제망 비용 등은 금융회사가 부담하고 매출이 연 8억원이 안 되는 가게는 수수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연말 소득공제 때 15%의 세제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보다 높은 공제율(40%) 등은 매력적인 서비스로 기대가 컸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용을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이용이 불편한 탓이다. QR코드를 스캔하고 금액을 입력하는 과정은 신용카드만 건네는 것에 비해 번거로운 게 사실이다. 게다가 할부나 다음 결제일까지 결제를 미룰 수 있는 신용카드와 달리 제로페이는 구매자 계좌에 돈이 있어야만 쓸 수 있는 체크카드 형식이다. 이용객이 많아야 상가 신청도 늘어나는데 대국민 홍보나 공감대도 없이 무작정 추진되고 있다. 전통시장은 상인도, 이용객도 50대 이상 고령층이 대부분이어서 스마트폰 사용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소상공인이 제로페이를 사용하려면 새로 이용자를 모아야 하는데 복잡한 가맹점 등록 절차 등으로 인해 기피하고 있다. 도입에 급급한 나머지 준비가 소홀했던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를 대폭 개선하지 않는다면 도입 취지를 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 결제 방식에 변화를 일으켜야 하는 생활밀착형 사업을 `관 주도형' 방식으로 추진한 결과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가 결제시장에 사업자로 참여해 시장 원리를 흐리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이제라도 소비자 시각에서 제도 확산 방법을 찾아야 한다. 기술적인 보완과 절차 간소화 등이 시급하다. 또 다른 이용자 유인책도 적극 검토해 봐야 한다. 자칫하면 `착한 행정'을 하겠다는 판단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될 수도 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소상공인의 영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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